가장 쉬운 전공을 먼저 설명하면 월드뱅크만 놓고 보면 모든 전공자가 필요합니다.
UN쪽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세계은행은 결국 어떤 나라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사업을 도와주는 곳이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세계은행에서는 사업 분야를 크게 14개 부문으로 (GP, Global Practice) 나누는데, 하나의 GP안에도 정말 다양한 사업들을 합니다. 예를 들면 환경 GP에서는 크게Green, Brown, Blue로 업무 영역을 나누는데, Green는 자연보전/보호/개발과 관련된 정책과 사업이 주제들이고, Brown은 오염/복원과 관련된 정책과 사업들, 그리고 Blue는 해양과 관련된 수산업, 해양생태계 보전 및 개발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전통적으로 경제학, 정책학,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점점 추세는 공학이나 의료 등의 전공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매우 교과서적인 답변이겠지만, 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전공하는게 가장 좋겠고, 그게 아니라도 주어진 전공을 바탕으로 특정 분야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외국어의 경우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면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데요, 원어민이라는 기준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발음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세계은행은 다양한 국적, 인종,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근무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영어 발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음은 중요하지 않지만, 본인의 의사를 간단 명료하게 표현하고, 의사소통 가능 유무는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겠지만). 지금 같이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동료 한국인 중에는 교환학생 한번 나가보지 않은, 토종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한국인도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어떻게 잘 된다고 해도, 한 가지 토종 한국분들이 조금 어려워 할 수 있는 부분이 영어 글쓰기 입니다. 이메일과 문서작업으로 근무시간의 가장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에, 회사에 들어와서는 글쓰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이건 근데 말과 마찬가지로 많이 읽고 쓰면 뛰어넘지 못할 난관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어릴 때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시원하게 들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건 모든 학위 과정을 한국에서 이수하고 세계은행이 첫 해외생활인 사람도 있었고, 이는 앞으로도 많아질 것 같다는 겁니다. 영어 때문에 포기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2018년 3월 한국인 대상 세계은행 채용설명회에서 기획재정부 과장님이 인용하셨던 전 ADB이사님의 국제기구 진출을 위한 SPEC을 한번 열거하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마무리하겠습니다.
* SPEC: Specialization (전문성), Passion (열정), English (영어), Communication (의사소통) 영어는 3번째 중요조건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