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민하시는 지점이 너무 공감돼요. 석사 연구는 TFT 기반 전공정인데, 해외 인턴에서는 TSV-uniformity라는 전형적인 패키징·후공정 테마를 직접 경험하셨으니 “어디가 더 나한테 맞을까, 어디가 더 붙기 쉬울까”가 자연스럽게 갈라질 수밖에 없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지원자님의 경험과 산업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패키지개발이 ‘더 강하게 맞는 포지션’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합격 가능성과 커리어 안정성 측면에서는 공정기술도 절대 밀리지 않는 선택지예요.
우선 메모리사업부 공정기술은 굉장히 큰 조직이라 요구 조건이 폭넓습니다. 전공정 기반 실험, 물성 분석, 소자특성–공정 연계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들어와요. 그래서 “특별히 튀는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만약 기반 지식과 실험 경험이 탄탄하면 안정적으로 합격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요. TFT 제작 경험도 증착, 패터닝, 계면·막질 기초 이해가 잡혀 있어서 공정기술 직무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반면에 말씀하신 대로 공정기술 JD는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본인의 연구를 ‘딱 이거다’ 하고 꽂기에는 약간 퍼져 있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반면 패키지개발은 후공정·TSV·기판·접합·열/전기적 신뢰성 같은 경계를 다루는 직무라서, “TSV uniformity 개선” 경험을 갖고 있다는 건 상당히 희소한 강점이에요. 이 정도면 JD를 읽을 때 “plus 요인에 해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습니다. 패키지개발 쪽은 실제로 TSV 공정, Cu filling, via 중간층의 잔류응력, 범프/패드 간 간극 균일성 같은 문제를 매일 다루기 때문에, 지원자님 연구는 거의 직결된 경험으로 들어갑니다. 즉, “직무 적합성”만 놓고 보면 공정기술보다 패키지개발이 더 명확하게 맞습니다.
문제는 현실적인 부분인데, 패키징은 지금 트렌드(HBM, Chiplet, 3D-Stack) 덕분에 주목받고 있긴 해도, 조직 규모는 공정기술에 비해 훨씬 작습니다. TO도 당연히 적고, 팀별로 원하는 스킬셋도 더 구체적이어서 면접 때 깊은 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어요. 업무 강도는 실제로 “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패키징은 공정 특성이 전공정처럼 매끈하게 안정된 영역이 아니라서, 수율 변동·신뢰성·열 문제 같은 “끝이 없는 개선 작업”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일이 재미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에너지 소모가 큰 편인 건 사실입니다. 다만 이건 조직과 팀마다 천차만별이라 ‘패키지는 무조건 빡세다’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어디에 더 붙을 가능성이 높은가”와 “어디에서 오래 버티고 커리어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두 가지로 갈라져요.
지원자님은 전공정 경험 + TSV 후공정 경험이라는 드문 조합을 갖고 있어서 사실 두 곳 모두에서 경쟁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합격률만 따지면, TO가 훨씬 큰 쪽이 공정기술이고, 직무 적합성만 보면 패키지개발이 더 잘 맞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직군 모두 지원해보되, 자소서에서는 직무별로 강조 포인트를 완전히 다르게 가져가는 전략이 제일 안전해 보입니다.
패키징이 지금 산업의 중심으로 가는 건 사실이지만, 공정기술도 메모리에서 절대 뒤처진 영역이 아니고 오히려 인구가 많아 조직 내 이동의 자유도 더 넓습니다. 그래서 “미래 방향 + 자기 적성 + 붙을 확률”을 균형 있게 보고 결정하면 후회가 적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