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로설계 멘토 삼코치 입니다:)
반도체 산업 내에서 공정 직무와 회로설계 직무는 기술적 기반, 진입 경로, 요구 역량, 그리고 장기적인 커리어 구조 면에서 뚜렷하게 다릅니다. 진로를 결정하시기 전에 이 두 분야의 구조적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정 직무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각 공정 단계—예를 들어 이온 주입, 식각, 증착, 리소그래피, 세정, 금속 배선 등—을 담당하며, 공정 조건 최적화, 수율 관리, 불량 원인 분석, 장비 개선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해당 분야는 생산 라인의 지속적 운영과 품질 안정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학사 기준으로도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하는 편입니다. 화학을 잘 모른다고 하셨는데, 실제 입사 시점에서 주기율표나 화학식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입사 후에는 박막 반응 메커니즘, 플라즈마 제어, 선택식각 등의 물리화학적 개념을 계속해서 학습하셔야 업무 역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즉, 현재 화학을 몰라도 공정 직무에 진입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이후 기술적 성장을 위해서는 관련 이론에 대한 학습이 불가피합니다.
반면 회로설계 직무는 반도체 칩 내부의 전자회로를 설계하고, 시뮬레이션과 검증을 통해 동작을 구현하는 분야입니다. 디지털 설계, 아날로그 회로, Mixed-Signal, 전력관리 회로(PMIC), 고속 I/O 인터페이스, RF 회로 등으로 세분화되며, 설계 언어(Verilog, SystemVerilog), 시뮬레이션 툴(SPICE, Cadence) 등 고도화된 툴을 활용한 정밀한 설계 역량이 요구됩니다. 학부 수준의 전기회로, 디지털논리, HDL 강의는 필수적인 기초에 불과하며, 실제 설계 직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학원 진학 또는 설계 프로젝트 경험을 통한 고도화가 거의 필수적입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회로설계 직군은 채용 규모가 작고, 대부분 석사 이상의 전공자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공정보다 훨씬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봉 측면에서 보면, 공정과 회로설계 모두 대기업 기준으로 초기 연봉은 비슷한 수준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공정은 야간 근무, 특근 수당 등이 포함되어 연봉이 다소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으며, 회로설계는 기술 축적과 직무 성과에 따라 연차가 쌓일수록 큰 폭의 보상이 가능합니다. 특히 설계 직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면 팹리스, 글로벌 반도체 설계사, 시스템 반도체 기업, 혹은 미국, 유럽계 설계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장기 커리어 측면에서는 높은 전문성과 확장성을 가집니다.
한편,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신다면 선택 가능한 연구실의 분포도 중요합니다. 국내 다수의 반도체 관련 연구실은 소자나 공정 기반 실험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 과제 및 기업 협력 과제 수주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회로설계 기반의 연구실은 서울대, KAIST, POSTECH, 연세대, 고려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에 집중되어 있고, 연구 방향은 RTL 설계, 아날로그 IP, 고속 인터페이스, 전력 최적화 회로 등 실무 연계성이 높은 분야입니다. 해당 연구실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학부 시절 Verilog 기반 프로젝트나 SPICE 시뮬레이션 등 포트폴리오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공정은 진입 장벽이 낮고 TO가 많아 빠른 취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복적인 생산관리와 라인 운영 중심의 구조에서 기술적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학습이 필요합니다. 회로설계는 진입까지의 학습량이 많고 초기 취업의 문턱도 높지만, 한 번 진입하면 전문성 기반의 고부가가치 커리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수강 중이신 회로 관련 과목에서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고 계시고, 대학원 진학 의사도 있으시다면 회로설계를 전략적으로 준비해보시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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