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업에서 경영기획업무를 수행 중이며, 제가 수행하는 업무 이외에 모든 경영기획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넣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객관화된 이야기로, KT의 경영기획이 아닌 대부분의 기업의 경영기획도 이와 같다고 인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중장기/단기 경영계획 수립
→ 단기(다음해, 다음 분기), 중장기(3개년,5개년)등의 경영계획 수립합니다.
→ 간단히 말하면, 재무제표의 IS(손익계산서)를 예측하여 작성하는 업무입니다. IS가 작성된 이후 이에 따른 투자/비용 계획과 자금 계획을 바탕으로 BS도 작성하게 됩니다. 이 작성에서 필요한 것은, 판매계획(수요계획), 생산계획(공급계획), 비용계획, 투자계획 등 4가지 항목입니다. 이 항목들에 대해서 여러 담당자들과 소통하면서 손익을 추정하고, 또한 회사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증감요인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며 작성해야 합니다.(예를 들어 환율, 고객사의 이탈 등)
1) 판매계획(with 영업부서): 어떤 고객사에 얼마만큼의 수량을 판매할 수 있을지 예상합니다.
2) 생산계획(with 생산/구매부서): 판매 예상 수량에 대해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그 생산계획에 대해 원료, 부자재 등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구매계획도 같이 수립합니다.
3) 비용계획(with 생산/구매/인사/총무/재무/R&D 등): 관련되어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 반영되는 모든 비용을 예상합니다.
4) 투자계획(with 재무/설비/R&D/생산기획/IT부서 등): 투자는 현금수지와 감가상각비에 큰 관련이 있습니다. 투자계획을 세우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10~11월, 중견기업은 11월 초중순에 내년도 계획이 만들어지게 되며, 경영기획팀에게는 1년 농사라고 불릴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2. 예산 관리
→ 보통 SAP, Oracle, 더존ERP 등을 사용하여 비용/투자 가용 예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기획팀에서 맡게 됩니다.
→ 전년도에 세워놓은 올해 경영계획에 맞춰 예산을 관리/통제하는 업무입니다. 회사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추가로 지속적인 조정이 발생하여 많은 추가업무가 발생하곤 합니다.
3. 실적 분석 및 보고
→ 경영계획 달성도 및 예산 집행 실적을 회사 전체/ 각 부문/ 부서 단위로 점검하고 분석합니다. → 분석 주기는 월/분기/반기/연간 단위로 분석되며, 재무제표 실적을 기반으로, 계획대비 증감분석과 그에 대한 대응책(make-up방안)이 주로 작성되게 됩니다.
→ 실적 분석 파일은 뒤에 설명할 회의체(주로 실적분석회의 등의 명칭)에서 발표/공유되게 되며, 관리회계다 보니, 임원진이 관심 있는(수율, 투자지표 등등)도 취합, 보고되게 됩니다. 따라서 여러 관련부서와 다양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하고, 주어진 정보들로 원인을 유추해서 작성하기도 합니다.
4. 경영 회의체 관리
→ 이사회 혹은 경영회의체(실적분석회의, 경영회의, 주간회의 등등)를 운영 및 지원합니다. 주로 회의 보고서 취합/작성이 많으며, 이 때문에 보통 호치케스 부서라는 오명이 씌워지게 됩니다.
→ 보고서 작성 외에도 회의 참석자 일정 관리라든지, 조율 등도 시행하게 됩니다. 회사 크기에 따라 대기업은 회의체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기도 한데, 다른 경영기획업무에 비해 역량 개발이 더디기 때문에, 물 경력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5. 조직 성과관리(KPI)/전결기준 등 제도 관리
→ 각 부서 별 수행과제 및 성과지표(KPI)를 설정하고 그를 평가하는 역할까지 맡게 됩니다. 회사에 따라 이 업무는 인사팀에 있을 수도 있지만, 보통 매출액 등 정량적 지표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경영기획팀에 롤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사내 전결기준, 회의체 기준, 평가 관련 정책 등 제도를 만들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질적으로 신입사원이 맡을 일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언급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6. 임원진의 수명업무
→ CEO 등 임원진이 시키는 업무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로 보고서 작성 업무가 많습니다. 경영 이슈 발생 시 대책을 마련하는 업무가 많아서, 회사가 기울어지고 있을 때 경영기획팀이 엄청나게 바쁩니다. 그리고 임원의 성향에 따라서도 심하게 야근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 임원진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Back Data 및 대응방안 등을 정리하여 보고하는 역할입니다.
7. 기타 업무
→ 계열사/자회사일 경우 지주사 혹은 모사 대응업무.
→환경분석/전략수립은 보통 회사에 전략팀이 있을 경우 전략팀이, 없을 경우 기획팀이 하게 됩니다.
→보통 그레이 영역에 있는 전사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일들을 많이 맡게 됩니다. 회사의 크기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업무가 주어질 때가 많은데, 회사가 작을 수록 잡일도 많아집니다.
| 필요한 역량
역량은 다양합니다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에 치우치셔야지 너무 직무에 본인을 끼워 맞추시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특히 기획업무를 하는 사람이 다 똑같은 역량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팀이라는 것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누군가는 침착하게 숫자를 잘보고 이런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것이지, 예를 들어 다같이 커뮤니케이션만 잘한다거나, 다 같이 조용하다거나 한다면 그 팀은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겠죠.
마찬가지로, 경영기획업무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속해있습니다. 꼭 아래에 말하는 능력만이 전부는 아니고, 또한 그 능력을 전부 다 겸비한 사람은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지원하시면 좋겠습니다.
1. 커뮤니케이션 역량: 유관부서와 명확한 업무처리를 위함.
2. 친화력: 관련 유관 부서가 너무 다양함. 유관부서와의 업무에서 친화력은 필요 불가결 요소.
3. 회계지식, 수치분석력, 숫자감각: 거의 대부분의 업무가 회계를 기본으로 함.
4. 꼼꼼함, 인내심, 끈기
5. 시장/고객 분석력
6. 문제해결력
7. 정보수집력
8. 보고서 작성 능력: 회사에 따라 Word, PPT의 사용이 다르나, excel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은 어디서든 중요하게 쓰임.
9. 주인의식, 책임감
10. 갈등조정능력
11. 자원활용능력
12. 열린사고, 혁신적 의지 등
해당 역량들이 왜 필요한지는 위의 업무 설명과 엮어 더 많이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 장점
1. 산업과 회사 전반을 얕지만 넓게 알 수 있다는 점
2. 회사에서 그래도 쉽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아무래도 임원진, 각 팀장급들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눈에 쉽게 띄이는 편입니다.
3. 회사나 산업에 대해 항상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비용 관점 등 현실화된 사항을 제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종합적 판단들이 모여 회사가 경영되는 것이다보니, 향후 경영자, 임원 등의 커리어로 나아가게 될 때 이득 된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어차피 다 일하는 회사원입니다. 직무 사이의 장단이 삶에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산업군/회사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니 너무 직무의 장/단에 매몰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 단점
1. 회사의 실제 업무(영업/생산/각 사업/각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히 알기가 확실히 힘듭니다. 실제로 2~3년차 신입사원보다 해당 산업에 대해서 모르는 대리과장급 기획팀원들이 많습니다.
2. 야근은 회사 by 회사, 팀 by 팀이지만, 경영계획이 있는 달이면 당연히 하는 것이고, ERP 시스템이 얼마나 좋은지에 따라 야근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쓸데없이 자료 취합하면서 야근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하는 점이 단점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룹CEO나 회사 CEO 등 주요임원진 보고 등은 일정이 정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야근은 물론 주말출근도 불사하며 일하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